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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환경주일 주제 해설 박승남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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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환경주일 주제 해설

 

작은 생명 하나까지도 - 기후위기시대, 생명다양성을 지키는 교회

 

올해 환경주일 주제는 작은 생명 하나까지도 - 기후위기시대, 생명다양성을 지키는 교회입니다. 37회를 맞이하는 이번 환경주일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이 한 처음 창조하신 이 세계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을 지켜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소명임을 기억하는 주일입니다. 특별히 최근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는 위기상황이 되어버린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생명다양성의 감소와 생물멸종에 대한 위기를 함께 고민하며 한국교회가 환경주일을 지킬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지금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전 세계 시민들의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018년 시작된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의 호소와 함께 전 세계 수억 명의 결석 시위기후 파업으로 이어졌고, 전 세계 1200개 지방 정부들이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세계 시민들은 그동안 수십 년간 문제 제기에 그친 기후변화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긴급한 위기상황으로 인식을 하고 이에 대한 긴급한 대응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세계 시민들의 요청에도 불과하고 아직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대응은 부족하고 안이해 보입니다.

 

기후위기와 호주 산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 사건 가운데 하나가 작년 여름 발생해 9개월간 계속된 호주 산불입니다. 호주대륙은 인도양의 쌍극화(DIPOLE) 현상의 영향으로 매년 여름 덥고 건조한 날씨가 형성됩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대기의 건조함이 더욱 강화되어 국지적으로 발생하던 산불이 전 호주대륙으로 확대되고 있었습니다. 2019년 호주는 1910년 기상관측 이래 처음으로 가장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고, 기온 또한 가장 높은 섭씨 48.9를 기록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호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호주 산불은 우리나라 면적보다 넓은 1,000ha(핵타르)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에 따르면 호주 산불의 대재앙 속에서 희생된 코알라와 캥거루 등 야생동물은 125천만 마리에 이른다고 합니다. 여기에 양서류, 파충류, 곤충 등 조사되지 않은 동물들까지 합하면 천문학적인 생명이 이번 산불로 희생되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또한 호주대륙에서만 서식하던 쇠주머니쥐와 희귀개구리들은 멸종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폭염, 가뭄, 태풍, 해수면 상승 등 기후재난 등을 발생시켜 생태계의 취약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활동으로 서식지가 감소하여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생물들의 멸종 위험성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기후위기와 생물 멸종의 현실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지금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는 박쥐에게서 유래한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입니다. 2002년에 발생했던 사스, 2009년에 발생했던 신종플루와 2012년에 발생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 대부분의 바이러스 감염증은 야생생물을 통해서 인간에 전파되었습니다. 박쥐, 낙타, 돼지, 조류 등의 동물에서 살아가던 바이러스는 여러 변이를 거쳐 사람에게도 전파됩니다. 이번 코로나19의 중간 매개체는 개미핥기의 한 종류인 천산갑이라는 연구결과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야생생물의 서식지 감소와 인간의 남획 등으로 인해 빈번해진 야생생물과 인간과의 접촉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에 따르면, 1900년만 해도 인간이 사는 땅은 지구 전체의 14% 정도였지만 지금은 거의 77%로 확대 되었다고 합니다. 지구 표면의 대부분의 땅이 산업화 이후 인간의 개발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야생생물이 살아가던 서식지를 침범하여 경작지를 만들었고 가축을 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작지와 축산의 확대는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키고 탄소흡수를 감소시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지후변화로 지구의 평균온도가 상승할수록 병충해, 박테리아,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지구 보고서

20195,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Science-Policy Platform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에서 발표한 지구보고서는 생물멸종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IPBES 지구보고서는 1970년대 이후 인간 활동의 급격한 증가가 생태적 악화를 유발하고 있다는 포괄적이고 충격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의 지표면 75%가 현저히 변형되었고, 해양 지역의 66%가 치명적인 상태에 있으며, 85% 이상의 습지가 사라졌고, 2010년과 2015년 사이에 32백만ha(헥타르)에 달하는 산림이 손실되었으며, 산림의 파괴는 지속불가능한 속도로 계속되고 있어 이로 인해 약 1백만 종의 동식물 종들이 현재 멸종 위험에 처해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 500년 동안 이미 680종 이상의 동물 종이 멸종되었는데, 앞으로 이와 같은 속도로 멸종이 진행되면 농업 시스템의 탄력성이 손상되어 세계 식량 안보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생물 멸종의 주요한 원인으로 인간의 자연에 대한 변용과 파괴를 들고 있습니다. 인구증가와 맞물린 토지 이용의 확대와 동식물에 대한 포획과 착취 등이 오늘날의 생물 대멸종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산업화의 결과인 환경오염과 외래종의 침입, 그리고 기후변화도 생물 멸종에 큰 원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연에 대한 착취와 폭력에 기반 한 생산 및 소비의 삶을 변화시키지 않고는 현재의 생물 멸종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에 닿게 됩니다.

 

세계교회협의회(WCC)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한 긴급성명서

지난 2019527일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행위원회를 통해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한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WCC의 성명서에 따르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100만 종이 멸종위기에 처했고, 이들 중 50만 종은 생존할 수 있는 서식공간이 사라진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야생생물의 서식처인 숲과 삼림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전체 삼림면적에 해당하는 650ha가 해마다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WCC 긴급성명서는 생물 멸종의 위기 앞에 불필요한 소비를 거부하는 삶을 제안하고 있으며, 개인과 공동체 모두 지금의 에너지 사용량과 쓰레기 발생량을 과감하게 줄일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 성명서는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 멸종의 위기 앞에서 교회가 새로운 가치를 설정해야할 뿐만 아니라, 생물 멸종이라는 생태학적 문제를 인권, 부의 공평한 분배 등과 함께 언급하며 교회가 사회구조적인 문제, 즉 성차별, 불평등의 문제도 함께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WCC 성명서는 교회가 생물 멸종의 문제를 포괄적인 사회문제로 인식하며, 신앙공동체가 구조적이고 변혁적인 세계변화를 견인하도록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명다양성(생물다양성, Bio-diversity)의 이해

지구 생태계는 다양한 생물들이 각각의 생태적 지위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증진시킴으로써 생명다양성을 확대시켜 왔습니다. 생명다양성의 개념은 1988년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의 저서 바이오필피아’(Biophilia)에 처음 언급되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학문적으로 생명다양성이란 생물학적 다양성’(Biological diversity)을 줄인 말로, 지구의 한 지역 안에 다양한 생물 개체들이 서식하는 생물 종(Species)의 다양성뿐만이 아니라, 같은 종 안의 여러 집단들 사이의 다양한 유전자(Gene)의 다양성과, 생물들이 서식하는 환경과 생물들의 상호작용에 관한 생태계의 다양성을 함께 아우르는 개념이자, 지구 생태계의 안정성과 건강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일반적으로 생명다양성은 생명다양성재단의 설명처럼 인간과 이웃 생명들을 포함하여 이 땅을 공유하는 모든 생명과 삶의 방식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의 눈으로 볼 때 생명다양성(Biodiversity)은 하나님이 한 처음 창조세계를 만드실 때 창조의 섭리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생명들은 그 다양성 속에서 온전한 세계를 구성하도록 창조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무지한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생명의 다양성을 이용하는 것에만 급급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기억하고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생명다양성의 뜻과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서와 생명다양성

구약성서는 창조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다른 생명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감을 보여주며 생명다양성을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의 창조 아래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이웃으로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창세기 218절과 19절은 하나님께서 동물들과 인간을 어떤 관계 속에서 창조하셨는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야훼 하느님께서는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의 일을 거들 짝을 만들어 주리라. 하시고, 들짐승과 공중의 새를 하나하나 진흙으로 빚어 만드시고, 아담에게 데려다 주시고는 그가 무슨 이름을 붙이는가 보고 계셨다. 아담이 동물 하나하나에게 붙여준 것이 그대로 그 동물의 이름이 되었다.” (창세기 218-19)

창세기 2장은 아담으로 대표되는 인간을 거드는 첫 번째 짝이 동물들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219절 이하의 말씀에서 하나님께서는 아담의 짝으로 다시 사람 하와를 보내주시지만, 그 이전에는 동물들을 통해 사람의 삶을 돕고 풍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하신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보내신 동물들을 만난 후 하나하나 그들의 이름을 지어줍니다. 이름을 지어주는 행위는 그를 온전한 존재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또한 그 존재를 통해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담은 동물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그들과 관계를 맺고 진정한 창조의 동반자로서 관계를 맺게 됩니다. 각각의 동물들은 창조의 생명다양성 속에서 각각의 삶과 소명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서는 동물뿐만이 아니라 각각의 식물들도 각각의 삶과 소명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나무가 자라 열매를 맺기 시작할 때부터 첫 3년 동안에는 열매를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썩게 만들어 토양을 기름지게 하고라는 레위기 1923-25절의 이야기는 식물들의 온전한 생명을 위해 인간의 탐욕을 내려놓음을 통해 농지의 생명다양성을 회복하시려는 하나님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아울러 개인의 토지소유를 49년으로 제안하는 희년 사상은 사회적으로는 토지의 세습화와 사유화를 막을 뿐만 아니라, 생태학적으로는 토지의 오염을 막고 토지의 생명다양성을 회복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마태복음 6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보아라.’라는 이야기를 하시며 창조세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생명들을 돌아보는 것이 생명다양성을 회복시키려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방법이라고 가르쳐주십니다.

 

 

[참고 자료]

 

1.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기획 / 최재천 외 6명 지음 / ‘생물다양성은 우리의 생명’ / 궁리 / 2010

2. 세계교회협의회 성명서 / ‘The WCC Executive Committee Statement : The Global Biodiversity Crisis and the Urgent Need For Structural Change’ / https://www.oikoumene.org

3. 환경부 / 생물다양성(IPBES) 관련 자료 / ‘생물다양성과학기구, 전 세계 생물다양성과 자연의 혜택 급속 악화 경고’ / https://www.gov.kr/portal/ntnadmNews/1861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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