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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병의 귀천(歸天) | 박승남 | 2026-02-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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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의 귀천(歸天)
진정한 자유인이자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간직했던 천상병 시인(1930~1993)은 일본에서 태어나 해방 후 귀국해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중퇴했으며, 1952년 문예지 《문예》를 통해 등단했습니다.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사건에 연루되어 모진 고문을 당해 그의 육체와 정신에 큰 흉터를 남겼고,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고통과 시련으로 가득했지만, 그의 시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맑고 눈부신 긍정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그를 상징하는 다음과 같은 <귀천>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 때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그는 이 시를 자신의 신앙심의 표현이라 하였습니다. 죽음을 말하면 슬프고 울적하여야 할 터인데, 이 시는 오히려 죽음으로 가는 길이 아름다운 길이라 느껴질 만큼 맑은 가락입니다. 노을빛과 단둘이서 놀다가, 구름이 손짓하면 이슬과 손에 손을 잡고 하늘나라로 돌아간다는 시상을 대하면 마음이 한결 맑아지고 여유로워집니다. 천상병 시인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소풍 나온 것쯤으로 비유합니다. 하늘나라로 돌아간다는 것은 소풍 나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도 그 언젠가 우리의 생(사명)을 다해 주님께서 부르실 때 기쁨으로 하늘(나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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