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환경주일 선언문 - 생태정의를 일구는 교회 | 박승남 | 2023-06-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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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환경주일 선언문
생태정의를 일구는 교회 지금 당장 생명의 희망을! “정의를 뿌리고 사랑의 열매를 거두어라. 지금은 너희가 주를 찾을 때이다. 묵은 땅을 갈아엎어라. 나 주가 너희에게 가서 정의를 비처럼 내려주겠다.”(호세아 10:12) 지금 우리는 전 지구적인 생태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으며, 기상이변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피조물의 신음소리가 온 천하에 가득합니다. 이는 창조세계를 더불어 살아가야 할 동반자가 아닌 이용의 대상으로 여기고 무분별하게 착취해왔던 인간의 무지와 탐욕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이제는 돌이켜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지금 당장 생명의 희망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생태정의를 일구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지탱해 왔던 풍요의 환상에서 깨어나 인간만이 아닌 지구, 자연, 동식물과 공존하기 위해 기꺼이 가난을 선택해야 할 때입니다. 이에 우리는 성장주의에 사로잡혀 창조세계를 돌보지 못한 우리의 죄를 깊이 회개하며 다음과 같이 결단합니다. 첫째, 우리는 고통 받는 피조물들의 탄식소리를 경청하겠습니다. 하나님의 정의는 고통과 고난 중에 있는 이들의 호소에 귀 기울이는 사랑입니다. 성장주의에 사로잡혀 무분별한 개발을 일삼으며 탐욕의 주머니를 채우기에 급급했던 우리의 죄로 인해 기후위기가 초래되었고, 수많은 피조물들이 큰 고통가운데 있습니다. 잘못은 우리가 했는데 아픔은 자연과 가난한 이들의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정의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인간 뿐 아니라 모든 피조물들에게 열려있습니다. 우리는 고통 받는 피조물들의 탄식소리를 경청하고 우리 자신을 돌보듯 창조세계를 돌보며 모든 피조물의 구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둘째, 우리는 겸손한 청지기가 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껏 창조세계를 인간의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이용해도 괜찮은 ‘열등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연으로부터 얻은 물질적 풍요를 누가 더 많이 누릴 수 있는가에 따라 더 탁월한 인간과 그렇지 못한 열등한 인간으로 나누는 잘못을 반복해 왔습니다. 결국, 인류의 풍족한 생활을 위해 자연을 착취함으로써 ‘인간에 의한 자연의 소외’가 일어났고, 그러한 풍족한 생활이 모든 인류에게 공평하게 보장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 의한 인간의 소외와 불평등’이 가속화되었습니다. 우리 역시 창조세계의 일부임을 망각하고 청지기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재앙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창조세계를 잘 섬기고 돌보는 겸손한 청지기가 되어 묵은 땅을 갈아엎고 생태적 전환을 이루겠습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불의한 삶을 버리고 자연이 주는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창조세계의 일부이자 청지기로서 온 창조세계를 사랑으로 돌보며 함께 살아가겠습니다. 셋째, 우리는 생태정의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과 뜨겁게 연대하며 실천하겠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의 때가 언제 도래할지 알 수 없는 지금 필요한 것은 즉각적인 실천이며 적극적인 연대입니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마련하고 나부터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한국교회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로드맵에 따라 교회의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고, ‘한국교회 탄소중립 캠페인 생명의 길 초록 발자국’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기꺼이 불편한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또한 교인들, 지역 교회, 나아가 뜻을 같이 하는 시민사회와 깊이 연대하며 생태정의의 길로 힘차게 달려가겠습니다. 한국교회는 기후위기 시대, 우리에게 주신 탄소중립의 소명을 깊이 새기고 생태정의를 일구는 녹색교회가 되어 온 땅 가운데 생명의 희망을 전하겠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녹색 은총이 신음하는 모든 피조물 위에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2023년 5월 23일 제40회 환경주일 연합예배 참가자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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