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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 아래 한국교회의 과오와 민주주의를 위한 과제 박승남 202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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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 아래 한국교회의 과오와 민주주의를 위한 과제>

정종훈 연세대 교수 

 

예장통합 시국기도회를 거리집회로 개최하게 된 상황이 한국교회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어 안타깝습니다.

예장통합에 속한 어느 교회가 시국기도회의 공간을 제공하지 못하게 된 현실, 예장통합이 운영하는 공공장소 백주년기념관에서 공적인 행사를 할 수 없는 현실이 예장통합의 일원으로서 참 부끄럽습니다.

한국교회가 삼박자 구원류의 무속적인 축복과 제사장적인 위로의 메시지는 허용하지만, 예언자적인 메시지에 대해서는 금기시하는 현실이 통탄스럽습니다.

오늘 우리가 시국기도회를 개최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절대권력을 쟁취하고자 2024123일 헌법을 거스르는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계엄사령관의 포고령 1호는 비상계엄 자체가 헌법을 위반할 뿐 아니라,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의도가 있었음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회를 무력화하고, 국회의원들을 체포하기 위해서 군인과 경찰들을 투입하는 장면, 경찰들이 국회의사당에 진입하려는 국회의원들을 저지하는 장면,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유리창을 깨뜨리는 장면,

무장병력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통합명부시스템 서버를 탈취하고자 했던 장면 등 영상을 직접 보면서, 비상계엄이 헌법에 반한 내란 자체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내란을 획책한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결의하게 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그는 2022510일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로, 탄핵당할 일을 일찌감치 수도없이 자행했습니다. 그는 민주 정부에 걸맞지 않은 제왕적인 대통령으로 행동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삼권분립을 무력화시켰습니다. 법을 자의적으로 휘두르는 검찰공화국을 세웠습니다. 국가 기관의 공공성을 폐기하고 사유화했습니다.

여야협치를 거부하고 정치보복에만 몰두했습니다. 각종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무책임으로 일관했습니다.

심지어 남북 간의 전쟁을 조장했습니다. 그에게는 국민의 생명도, 국가안보도, 국제관계에서의 국익도 안중에 없었습니다.

지금 감옥에 있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과 내란 옹호정당 국민의힘, 그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극우세력이 발악하고 있지만, 윤석열의 파면은 기정사실이고, 대통령 선거에 돌입할 것 역시 분명합니다.

문제는 한국교회입니다. 한국교회는 윤석열 정권 아래서 수많은 과오를 범했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무속에 의지하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치하하고 축복하며 지지했습니다.

국가조찬기도회를 개최해서 느헤미야와 같은 지도자라 띄우며 격려했습니다. 윤석열이 자기 과실을 면피하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 교회를 방문할 때마다 환대해 주었습니다.

국회의원 총선거 10일 전 부활절 예배가 개최되는 명성교회에서는 여당의 지지를 호소하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한편 일부 한국교회는 가스라이팅으로 길들여 극우화된 교인들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종북좌파 빨갱이를 운운하며, 위기의식을 고양하며, 좌우를 나누어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과 손을 잡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는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에 부정으로 개입한 신천지 세력에 대해 침묵하며 사실상 동조했습니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해서 대전환을 해야 합니다. 복음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세상 한 가운데서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공공사회를 향한 예언자의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탄핵정국에서 보여준 성숙한 시민사회의 사례를 직시하며 교회 현장에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진영논리를 떠나서 하나님의 뜻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교리에 대한 근본주의적 승인은 있지만, 삶이 따르지 않는 신앙생활을 뒤로 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생활신앙을 살아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공교회 기관으로서 사회적 대표성을 확보하고, 공동선을 위해서 시민사회와 연대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내란에 동조하는 교계 인사들은 물론이고, 부정부패 불의를 자행하는 교계 인사들이 법적으로 제재받도록 관장하는 기관을 만들어서라도 자신의 자정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한강 작가의 말대로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도록, 한국의 근현대사를 거치며 자행했던 부끄러운 과거를 철저히 청산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기독교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공공신학위원회를 운영하고, 심도 있는 정책을 국가와 사회를 향해 제안하는 자리까지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지난한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결국에는 탄핵이 인용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탄핵이 인용된 후 벌어질 상황을 예측하고, 우리 그리스도인이 감당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반민주적인 정당 국민의힘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논란이 생길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국가를 위한 당연한 통치행위라 주장하며 대통령 탄핵을 당 차원에서 반대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적인 행위를 합법적인 행위였다고, 공수처의 합법적인 행위를 불법적인 행위였다고 주장하며 헌법을 왜곡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내란을 정당화하고, 옹호해온 반민주적인 정당 국민의힘을 해산하는 일에 선도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정치 현실을 보면, 극우 정당과 재벌기업, 검찰과 기레기 언론이 권력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권력의 맛을 즐기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연장하기 위해서 더욱 강력하게 결집할 것입니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새로 등장할 권력과 협력하거나 연대하며 변신을 도모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비민주적이고 반민주적인 실체를 이어가려는 더러운 권력의 카르텔에 속지 말아야 하고, 그 카르텔을 해체하는 구조적인 개혁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의한 비상계엄이 우리 젊은이들의 역사의식과 정치참여를 일시에 고조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민주화 이후 세대로서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누려 왔는데, 영화 서울의 봄이 현실이 되는 상황을 직시하며 불의한 정치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정치집회를 축제처럼 만들어 에너지를 소진하는 시위가 아니라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위로 전환시켰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2030 MZ세대에게 눈높이를 맞추어 그들을 바로 이해하고, 격려하며, 교회와 사회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서 그들과 함께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곧 대통령 선거 과정이 시작되는 동시에 개헌 논의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내각제든, 대통령 임기 중임제든, 책임 총리제든 정치적 이해관계와 권력 접근 가능성에 따라서 개헌안이 난무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은 격변의 상황에 표류하지 않도록 대통령 선거 자체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대선을 거쳐서 등장할 민주적인 정권과 함께 기독교적인 가치와 민주주의 원리에 근거한 개헌안과 정의로운 정책들을 준비하는 일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뒤틀어진 한미관계와 한일관계를 조정하는 기회가 도래할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가치 외교라는 이름으로 종속적인 한미관계에 총력을 기울였고, 밝은 미래를 운운하며 굴욕적인 한일관계를 정착시켰습니다.

그는 주체적이고 주도적이었던 우리 국가의 위상과 최소한의 국익까지 포기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보다 주체적이고 상호 대등한 관계로 구성할 수 있도록 국민적 힘을 모으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예장통합에 속한 사랑하는 목회자, 성도 여러분, 새 하늘과 새 땅이 우리 눈앞에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실 것입니다. 여러분, 경청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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