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Season of Lent)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그의 뒤를 따르는 경건훈련 및 제자훈련에 힘쓰는 사순절(四旬節)이다. 이 절기가 시작되는 성회(聖灰) 수요일, 곧 재의 수요일은 금식으로 기도하며 머리에 재를 뒤집어쓴다. 이 절기의 여섯 번째 주간인 고난주간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으로 시작해서 예수님의 고난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사순절은 고난주간의 성 금요일에 끝난다.

교회사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초대교회 시대는 3세기 초까지 사순절의 기한을 정하지 않고 부활절 직전에 2-3일 동안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였다. 4세기 니케아 공의회(325년) 이후에 교회는 사순절 기간을 40일로 정하였다. 그레고리 교황 시대에 사순절의 시작이 재의 수요일로 정해졌다. 사순(四旬, 40)이라는 숫자는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했던 데서 유래하였다. 또한 구약성경에서도 숫자 40이 자주 등장하는데, 노아의 홍수 기간,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전 금식한 기간, 히브리인들이 출애굽 이후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방랑한 기간, 호렙 산에서 엘리야가 기도하던 기간 등이 모두 40이라는 숫자와 연계되어 있다.

사순절은 한국 교회에서 경건한 신앙인으로 양육하는 훈련 기간으로 정착되었다. 예컨대, 사순절 금식 기간에 금식한 만큼(절약) 모아서 가난한 이웃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언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의(衣), 식(食), 주)의 절제훈련은 그렇게 절제한 것으로 이웃을 사랑하며 나누는 훈련이다. 요즘엔 사순절 기간에 세속 쾌락과 퇴폐 놀이를 절제하고 금하는 문화 금식도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