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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호와의 종이 정의를 시행하는 법 | 박승남 | 2026-01-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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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종이 정의를 시행하는 법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아니하며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사 42:2,3) 여기 ‘외치다(절규하다)’는 위기 상황에서 군중을 선동하거나 권력을 과시할 때 쓰는 말이며 ‘높인다’는 자신의 존재감 혹은 권위를 드러내는 행위이고 ‘들리게 하다’는 광장이나 공적 권력의 공간에서 과시적으로 발표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종은 선동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진리를 소음으로 증명하지 않고, 권위를 공적 무대에서 과시하지도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의미는 침묵이 아니라 비 강압성입니다. 정의가 힘의 크기가 아니라 관계의 깊이로 전달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그가 행하는 방식은 3절과 같이 “상한 갈대를 꺽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는 방식”으로 정의를 행합니다. 여기서 ‘상한 갈대’는 구조적으로 약해진 존재, 회복 가능성만 남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꺼져가는 심지’는 거의 꺼져 연기만 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종은 이들을 무시하거나 완전히 절망적으로 포기하게 하거나 살아날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다시 살아나고 회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들을 보호하는 것, 그것이 바로 종이 행하는 정의(미쉬파트)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정의는 단순히 법을 집행하는 차원을 넘어, 깨어진 우주의 질서, 관계의 질서를 원래의 선한 상태, 창조의 원형으로 되돌리는 치유적 정의입니다. 이는 당시 바빌론 제국이 행하던 것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입니다. 제국은 큰 소리로 위협하고 상한 갈대를 밟아 뭉개며 전진하지만, 하나님의 종은 ‘로 이슈보르(לֹא יִשְׁבּוֹר)’, 즉 절대 꺾지 않습니다. 그는 꺼져가는 등불의 심지를 자르지 않고 자신의 기름을 나누어 불을 밝힙니다. 한 마디로 본문에서 말씀하는 정의는 소리로 밀어붙이는 힘이 아니라 꺼져가는 생명을 끝까지 지키는 신실함입니다. 에드거 샤인은 『겸손한 리더십』에서 리더가 모든 답을 안다는 환상을 버리고 구성원과 ‘인격적 관계(Level 2)’를 맺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상한 갈대를 꺾지 않는 리더십입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주인공 동훈은 상처 입은 지안에게 큰 소리를 내지 않고 그저 “편안함에 이르렀나?”라고 묻고, 그녀의 곁을 지켜줍니다. 그 온유함이 사람을 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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